비상금 통장 어떻게 굴릴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통장이 두 개였다. 월급 들어오는 통장, 카드값 나가는 통장. 그게 전부였다.
재테크를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뭐부터 해야 할지 몰라서 일단 유튜브만 보다가 친구한테 물어봤더니 "비상금은 CMA에 넣어"라고 하더라.
CMA가 뭔지도 몰랐다. 주식이랑 관련 있는 건가 싶어서 겁부터 났는데 알아보니 생각보다 단순한 개념이었다.

CMA가 뭘까
CMA는 Cash Management Account, 자산관리계좌라는 뜻이다. 증권사에서 만드는 통장인데 일반 은행 통장이랑 쓰는 방식은 거의 비슷하다. 돈 넣고 빼고 이체하고. 근데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넣어둔 돈에 하루하루 이자가 붙는다.
일반 은행 입출금통장 이자가 연 0.1%다. 100만 원을 1년 넣어두면 1,000원. 커피 한 잔도 안 된다. CMA는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연 2~3%대가 많다.
같은 100만 원이면 1년에 2~3만 원이다. 처음엔 이것도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어차피 묵혀두는 비상금이라면 확실히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KB증권에서 만들어봤다

KB증권 앱에서 만들었다. 원래 KB은행 앱을 쓰고 있어서 겸사겸사 거기서 시작했는데, KB은행이랑 연동이 돼서 이체가 편했다. 계좌 개설 자체는 10분도 안 걸렸다. 근데 CMA 종류 고르는 화면에서 잠깐 멈췄다.
종류가 RP형, MMF형, MMW형 세 가지가 있는데 뭔 차이인지 몰라서 찾아봤더니 비상금 용도면 RP형이 무난하다는 말이 많았다.
근데 나중에 앱 들여다보니까 나는 약정식 RP형이었다. 가입할 때 금리가 미리 확정되는 방식이라 비상금 용도로는 오히려 더 안정적인 타입이라고 하더라.
내가 이해한 수준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 RP형 - 증권사가 채권을 담보로 운용. 금리 안정적, 비상금 용도에 가장 무난
- MMF형 - 단기채권·기업어음 분산투자 펀드. 이론상 원금 손실 가능성 아주 낮게 존재
- MMW형 - 증권사마다 운용 방식 달라서 초보에게는 비교 어려움
실제로 300만 원을 비상금으로 넣어뒀다. 연 2.8% 기준으로 하루 이자를 계산해보면 230원 정도다. 크지 않다. 근데 은행 입출금 통장에 그냥 넣어뒀을 때 연간 300원 남짓 붙던 거랑 비교하면 체감이 다르다.

한 달 지나고 확인해봤더니 6,900원 정도 붙어 있었다. 뭔가 한 것도 아닌데 돈이 생겨 있으니까 기분이 묘했다. 원래 이 돈은 은행 통장에서 0원 이자 받으면서 잠들어 있었을 거였으니 완전 이득 느낌.
단점도 있다
예금자 보호가 안 된다. 이게 은행 통장이랑 가장 큰 차이다. 은행 예금은 5,000만 원까지 예금자 보호법으로 보장되는데, CMA는 증권사 상품이라 이 보호를 받지 못한다. 실제로 증권사가 망할 가능성은 굉장히 낮지만, 100%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비상금 전체를 CMA에 넣지는 않았다. 급하게 쓸 100만 원은 은행 통장에 그대로 두고, 나머지를 CMA에 넣는 식으로 분리했다.
이게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나는 이렇게 쓰고 있다. 재테크 초보가 느낀 점 CMA가 재테크의 시작이라고 하기엔 사실 엄청난 뭔가를 하는 건 아니다. 그냥 묵히는 돈의 통장을 바꾼 거다. 근데 그 작은 차이에서 '내 돈이 일하고 있다'는 감각을 처음으로 느꼈다.
파킹통장이랑 CMA 금리 비교를 한 글도 이미 발행했다.
증권사 CMA가 항상 유리한 건 아니라서, 은행 파킹통장이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재테크 공부는 어렵게 시작하면 금방 지치는 것 같다. 나처럼 통장 두 개가 전부였던 사람도 일단 CMA 하나 만들어보는 것, 그걸로 시작해도 충분한 것 같다.